여자친구에게 나는
여자친구랑 2년 조금넘게 만났어
저저번주에 원래 주말끼고 1박2일 여행가기로 했는데
우리집에 일이 생기면서 예상치 못하게
여자친구랑 여행약속이 깨지게 됐어
여자친구는 어쩔수없는 일이라 이해해주는가 했지만
역시나 조금 삐지는건 어쩔수 없었나봐
화안내주는것만 해도 고맙고..미안하기도 하고
토요일날 집에 일생긴거 해결하고
일요일은 뭐라도 해야겠다 싶더라
뭘 해줘야 삐진것도 풀리고 만회할까 싶다가
나의 자취방으로 초대했다
여자친구는 약속있다고 조금 뻐팅기더니
마지못해 집으로 오더라
유치하더라도 여자들이 좋아하는거
입구에 풍선달고 촛불로 길만들어서 이벤트하는거
친구가 예전여친한테 하고 남았던거 빌려줘서 나도한번해봤어
스테이크?요괴들이 한거보고 아다때봤는데
너무 익혀서 약간 텁텁한거말곤 ㅍㅌㅊ는 한듯해
윾마트에서 와인도 1만2천원짜리 하나사고
여자친구는 살짝 감동하는가 싶더니 방도 좁은데
뭐하러 이런걸 하냐면서 나 진짜 약속있는데..이러면서
투덜투덜 거리면서 들어오더라
여자친구의 그런모습에 살짝 실망하기도 했지만
내가 잘못한것도 있는지라 참고 넘어갔다
스테이크는 맛있다고 잘 먹더라
그리고 와인마시면서 파인애플 쩝쩝하면서
약속깨서 미안했다면서 말을 꺼냈어
다행히 여자친구는 그럴수도 있지라며 이해해주는것 같았어
그러면서 2년사귀면서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진지한 이야기가 오고갔어
처음 해보는 여자친구랑 진지한 대화에 나는 설렜어
추억도 얘기하고 서로 깔깔깔 잘 웃다가
내가 너한테 나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한참을 생각하더라 그러더니 오빠먼저얘기하라고 해서
내 목걸이 같은 존재라고 했거든
사실 나는 어머니가 안계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가 걸고 계시던
목걸이를 나한테 걸어주시고 돌아가셨거든
그래서 지금까지 한번도 빼지않고 항상 걸고다니는
가장 소중한 물건이거든 그래서 그런의미로 얘기했지
지금 나에게 가장소중한 존재 이런뜻으로
여자친구도 듣고 곰곰히 생각하더라
내심 나는 여자친구에게 나는 어떤 어떤사람인지
어떤존재인지 궁금했거든 그만큼 소중한사람이었으면 했어
여자친구가 한참을 고민하고 와인을 다 비운뒤 얘기하더라
오빠는 심심한 사람이야 라고
듣자마자 응?이라고 되물었어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그냥 오빠는 나한테 심심한 사람이야 하는데
이유는 설명안하고 와인을 한잔 더 따르더라
분위기가 가라앉고 대화가 없어지니까
나는 내가 그렇게 심심해?ㅎㅎ하면서 웃었는데
전혀 따라웃지 않고 오히려 나를 쳐다보네?
나도 웃던걸 멈추고 내가 왜 심심한 사람인데?했더니
나랑 있으면 가슴이 막 뛰지도 않고
편안하고 가끔은 며칠 안봐도 괜찮은 딱히 단점은 없지만
장점도 없는 그런 심심한 사람이래
2년이나 사귀었으면 설레기보다는 서로 아끼고
편해지고 위해주는거 아니냐
그래도 가끔씩은 설레고 고맙고 나는 그랬는데 너는 아닌가보다
했더니 글쎄..이러면서 고개를 돌리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20분?
나 약속있는데 가봐야 겠다 라면서 일어나더라
나는 문이열리고 다시 닫힐때까지 앉아만 있었어
한참을 앉아있다가 불을켜고 촛불을 하나씩 끄면서
내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느낄수가 있었어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고 느낀 여자친구에게
나는 그저 심심한 사람일 뿐이었다는게 인정하기 싫고
왜 하필 오늘인지 그게 화가났어
그러고 2일까지 연락하지 않다가
내가 먼저 전화를 했어
잠깐 만나서 얘기좀 하자 했더니
나 이따 약속있는데 그냥 지금 얘기해
그래도 잠깐 만났으면 싶은데...
그럼 나중에 얘기해 나 지금바뻐
나는 그자리에서 얘기하기로 했어
헤어지자..여자친구는 그래 오빠
어제 오늘 일도 안나가고 집에만 있었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잘 헤어진거 같다는거야
처음엔 말로 다 할수없을 만큼 많은 생각을 했고
다시 돌린순 없는지에 대해서 수없이 생각한거 같아
역시 여자친구는 마음이 떠난거 같고
떠난마음 다시 잡는것 처럼
의미없는일도 없다고 생각해서 접기로 했어
처음엔 눈물도 흘리고 자책도하고 화도 냈지만
그거 하루 이틀 지나니까
금방 부끄럽더라 내가 일도 안나가고 뭐하는짓인지
ㅋㅋㅋㅋ오늘아침에는 TV예능프로 다시보기 보면서
배꼽잡고 웃었어 나도 모르게
이미 다 지나간일인듯...
일단 힘내고 너 좋아하는애 있을거다 너무 상심하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