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에 대한 단상
옛날에 내가 만나던 여자친구가 "난 섹스할 때 네가 내뱉는 신음소리가 너무 좋아, 날 너무 자극해" 이랬는데 그 말 들은
이후로 섹스할 때 신음소리를 낼 수가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때부터 내가 내는 신음소리를 의식하게 되어 '지금 나의
신음소리는 그녀가 듣기에 충분히 매력적인가' 하고 신경이 쓰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 날 문득 섹스를 하던 도중 그 여자친구가 내게 '너한테 괜히 이야기 했나보다, 내가 좋아하는 소리는
그 소리가 아니야' 하고 후회의 심경을 토로하는 것이었다, 이때의 낭패감이란, 그녀는 더 이상 내 신음소리를 즐길 수 없게
되었고 나의 색정적 열정도 그 순수한 표현력 하나를 잃게 되고 만 것이다
상대방의 훌륭한 점을 칭찬할 때에는 그의 단점을 지적할 때만큼이나 신중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여기에 꼭 필요한 것은
미적 취향, 즉 자기 내면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그것을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능력이다, 만약 여자친구가 내 신음
소리를 들을 때 신중한 태도로 가끔 질벽을 수축하여 준다거나, 나를 안은 팔에 지그시 힘을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내면의
감동을 표현했더라면 어땠을까, 이것이 자기 자신을 상대방에게 선물할 줄 아는 사람의 정신적 기술이다
자기 내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이러한 기술을 구사할 수 없다
나도 살면서 파트너를 위해 "난 너가 이러는것이 좋다" 라는 말을 할까 고민한적이 있었음. 결국 하진 않았는데... 배우고간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