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친이 개변태녀가 되서 돌아왔다 (스압)
대학교 막 입학했을때 정말 순수하게 사귀던 애가 있었다
손만 잡아도 가슴 뛰는 소리가 세상을 채우고, 한푼 없이 같이 밤거리만 걸어도 가슴이 따뜻해지던 애였다
사귄지 반년이나 되서야 겨우 서로 첫키스를 하고, 그때부터 진도를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둘 다 연애도 섹스도 처음이라 멋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고 서로를 배려해줬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걔가 겨우 고통 대신 쾌감을 느끼기 시작할 무렵 국가에서 나를 부르는 시간이 찾아오더라
그런데 군대를 가니까 참 야속한게... 헤어지게 되더라. 일병 3호봉쯤 됐을때 헤어지잔 말을 들었다
맨날 힘들다고 한 내 잘못이었지. 엄청 울고 중대장님께 부탁드려서 청원휴가까지 나갔다
하지만 한번 마음 돌아선게 되돌리기란 불가능하더라. 결국 그렇게 헤어지게 됐지
세월이 흘러 전역을 했다. 평생 사랑할것 같았던 걔도 시간이 지나니 무뎌지긴 하더라
여전히 생각나고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전역의 기쁨을 원동력으로 열심히 살아갔다
자기관리를 하다보니 여자가 꼬이긴 했는데, 사귀는데도 전여친처럼 사랑하는 마음은 없더라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대학 졸업하고 과선배 인맥으로 회사 하나 들어가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이제는 전여친 물건을 봐도 별로 울적하지도 않고 완전히 잊어버렸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연락이 오더라. 페이스북에서. 다 잊었다고 생각했건만 심장이 벌렁벌렁 뛰더라
대화는 생각보다 무난했다. 안녕, 오랜만이네, 요즘 뭐 하고 지내, 어쩌고저쩌고.
서로의 신변잡기를 묻던 대화는 자연스레 만나자는 대화로 흘러갔다. 설레였다. 옛 감정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최대한 머리를 다듬고, 열심히 고민한 끝에 옷을 골랐다. 향수까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겨우 약속장소에 나갔다
오랜만에 본 여친은 엄청나게 달라져있었다. 얼굴에서도 성형한 티가 났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익숙한듯이 담배를 물고, 옷의 패인 부분에 커다란 문신이 드러난 채 내 허벅지를 매만져대는 모습이 정말 어색했다
그래도 반가웠다. 그렇게 얘기를 하다가 술을 마시고, 마시다 모텔을 가고. 예전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
예전에 내가 알던 애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바뀌긴 했어도 내가 사랑하던 그 아이가 맞으니깐 말이다
그런데, 변해도 너무 변했다. 물론 나도 나이를 먹었으니 예전처럼 순수하지 않을거란건 알았다
그런데도 너무했다. 불 끄고서도 내 얼굴 바라보는것도 부끄러워하던 애가 내 발가락을 빨았다
모텔을 들어가자마자 나를 침대로 밀치고는 스스럼없이 입으로 내 양말을 벗겨내서 발가락을 입에 물었다
당황스러웠다. 적어도 씻은 후에 해야한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지만, 괜찮다는 대답이 돌아오더라
거기에 몸. 몸이 엄청나게 변해있었다. 몸이 도화지와 악세사리 진열장처럼, 거기에 가슴과 성기의 상태가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성경험으로 가슴이나 성기의 상태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도 그런 생각이 들어버릴 정도로 몸이 변해있었다. 정말, 정말 많이 변해있었다
출산이 의심가는 흔적들까지도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애써 지웠다. 무시했다. 그런것보다 다시 여친을 만나게 된게 더 중요했다
그렇게 난 여친과 관계를 했다. 피임도 하지 않았다. 약을 먹으니 안에다 싸도 된다는 말을 듣자 그렇게 되어버리더라
그렇게 몇번이나 경험을 하고, 입에 담배 연기를 머금은 차 나에게 키스를 하는 여친을 보니 기분이 이상해지더라
그렇게 자고 일어나서, 같이 해장국을 먹고. 헤어지고. 주변 사람에게 걱정을 받을 정도로 멍하게 지냈다
과거가 궁금하기도 하고, 동시에 알기 무섭기도 하고. 그런 나 자신에게 혐오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떠오른 감정은 사랑이었다. 내 영혼 반쪽이 돌아온 느낌이었다
내 공허한 마음이 채워져서 다시 완전해지는 기분.
그래서 고백했다. 몇번을 만나고 나서 걔한테 다시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 수 있겠냐고 무릎꿇고 고백했다
울면서 받아주더라. 나도 울었다. 같이 껴안고 엉엉 울었다. 그렇게 다시 사귀게 된지가 벌써 세달째다
지금 우리는 잘 사귀고 있다. 아마 이 세상 다른 어떤 커플보다 더 사랑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조언을 받으려고 쓴 글은 아니다. 그냥 털어놓고 싶었다. 그냥 누가 내 마음을 봐줬으면 좋겠어서 썼다
읽어줘서 고맙다. 혹시라도 끝까지 다 읽었으면 축복하는 말이라도 한마디 해줬으면 고맙겠다
모든건 순리대로 가는거지 ..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결말이 나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