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문학/고전] 딜도 깎는 노인
어느날부터 성소게, 끼반시티, 히즈를 총망라한 게이커뮤니티에 하나의 찌라시가 떠돌기 시작했다. 뒷보댕이에 꼭 맞는 맞춤형 딜도를 만드는 장인이 한국에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우스갯소리로 여기고 웃고 지나갔던 게이들은 한명한명 늘어나는 간증자와 실물 사진 인증에 의아함 섞인 감탄을 내뱉었고, 이제는 어느정도 맞춤형 딜도의 존재를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장인의 위치와 구입처에 대해서는 모두가 함구했기 때문에 궁금증에 애간장을 태우는 게이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 이번에 딜도 새로 맞춘 이후로는 번개도 안잡는다 ㅋㅋㅋㅋㅋ 집에서 쑤시기만 해도 질질 싸는데 ㄹㅇ ㅆㅅㅌㅊ
- 형냐...ㅠㅡㅠ 나도 구하고 싶긔 어디서 샀엉?? [email protected] 으로 공유쩜 해줘바 ㅎㅎ
큰 기대 없이 쓴 댓글인데 뜻밖에도 이메일로 답변이 돌아왔다. 이건 대외비니 너만 알고 있으라며 게이는 짧은 답글과 지도를 보내왔고, 나는 지도를 품에 안은 채 장인을 찾아 집을 나섰다.
장인의 가옥은 한옥으로 개량된 주택이었는데, 걸쇠를 툭툭 두드리며 "계세요?" 물으니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이 문을 빼꼼히 열곤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노인의 시선엔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노인은 굳어있는 나를 위아래로 한번 훝고는 "이거 또 보오톰이 소문을 듣고 기어들어온게군. 들어오게." 내뱉곤 나를 등진채 다시 들어가버렸다. 나는 홀린 듯 노인을 따르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곤 노인에게 내가 게이인지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다. 노인의 대답은 간단했다.
"니년 얼굴에 녹아내리는 비비부터 닦고 말~해 이년아. 내 너만큼 끼갈진년은 또 오랜만에 본다, 하 참 이거.."
노인의 말을 듣고 뜨끔하여 파데를 덧바르고 있으려니 "니년 뒷보댕이에 껴넣을게 필요해서 온게지?" 그가 물어온다.
고개를 주억거리곤 인터넷에서 읽은 후기며, 커뮤니티며 떠벌거리고 있으니 노인이 끌끌 혀를차며 회색 밀가루 반죽같은걸 곱게 입자가 풀리도록 막대로 휘저으며 다가온다.
"니년 옴팡진 뒷구멍 모양부터 알아야겠다. 차가울껀데 젊으니까 잘 견딜 수 있을기야." 노인의 심드렁한 말투에 나도 대수롭잖듯이 바지를 내리고 다리를 활짝 벌렸다. 평소의 나였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노인은 회반죽을 끊임없이 내 비밀의화원에 밀어넣곤 배가 뽈록할 정도로 반죽이 가득 찼는지 확인한 뒤 내 벌거벗은 엉덩이를 탁! 치며 "고대로 뒷구멍 쳐들고 있어 이년아." 말한 뒤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노인은 20분이 지나서야 돌아와 내 항문 안에서 딱딱하게 굳은 석고를 꺼내주었다. "이제 돌아가봐. 다 만들면 택배로 보내줄텐께 입금이나 꼼꼼히덜 하고. 썩 가 이년아, 궁댕이 옴팡지게 붙이고 있어도 떨어질 고물 없응께!"
삼일이 지난 뒤, 노인으로부터 택배가 도착했다.
상자를 뜯으니 신문지로 두겹, 세겹 똘똘 감싸여진 노인의 작품이 있었다. 툴툴거리며 신문지로 포장을 하고 있었을 노인의 모습을 상상하니 입가에 작은 미소가 감돌았다.
노인이 만든 딜도는 마냥 크기만 할 줄 알았던 내 상상과 달리 잘 익은 바나나마냥 크게 휘어진 형태였다. 실리콘과 신소재를 섞은 모양인지 겉은 말캉하면서도 심지는 단단했고, 심지어는 내 손아귀의 열기까지도 흡수해 마치 진짜 남성의 양물인 마냥 뜨뜻하기 까지 한 것이 충분히 명성에 걸맞는 물건이었다.
몸을 깨끗히 씻고 기대감에 부푼 채 딜도를 뿌리까지 삽입한 순간, 나는 드디어 '나'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찾아낸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노인의 딜도는 단순한 성인물품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뒷구멍 뿐만이 아닌, 내 자아와 정체성의 구멍까지도 완벽히 메워주는 신이 내린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었다.
나는 딜도를 꽂은 채 그렇게 하염없이 울으며 일어설 줄을 몰랐다.
-완
좆노잼 씹노잼 건게직통신고 ㅁㅈ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