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복리인 이유
1. 가난할 수록 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자유"롭지 못하다.
사회심리학의 연구에 따르면 '가난하면 가난할 수록' 행복이라는 변인에 있어서 돈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배가 고프면 고플수록 빵이 가져다 주는 행복의 영향력이 큰 것과 똑같다.
마찬가지로,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소득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은 감소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금수저가 흙수저에게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하는건 그냥 자기 입장에서 그러니까 그런 말을 한거다.
공감능력이 후달린 발언이긴 해도 거짓말은 아니다.
그 새끼는 진심으로 한 말이라는거.
용돈 1100만원 받으나 2300만원 받으나 자기 행복에는 별 차이 없거든.
2. 사회경제적 지위가 가정의 화목, 유대, 사랑 역시 좌우한다.
실제로 부모의 적절한 양육태도와 학습관여에 미치는 요인 중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변인이 부모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다.
게다가 직업 만족도(사실 상 인생 만족도) 역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 수록 높다(꼭 그렇지는 않으나 대체로 그렇다)
역으로 말하면, 부모의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에 대하여 매우 강한 보호요인이다.
가난하면 더 많은 생활 상의 좌절 경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고, 거기에서 오는 분노와 공격성이...
(가장 사랑해야 하는 대상인) 자녀를 향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자녀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사용하는 부모"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계급 재생산의 문제는 '사회 구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시적인 개별 가정에서 '사랑과 돌봄'이라는 요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라.
더불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가정의 자녀는 풍부한 언어자극에 노출되며, 영양 공급도 양호하다. 그래서 뇌의 용적 역시 우수하다.
그리고 뇌의 용적을 결정하는 것은 영양 공급 뿐만이 아니다.
아동학대는 강력한 부정적 영향력을 지닌다.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은 단기적으로는 전두엽의 성능저하를 일으키며(편도체 공포 회로를 활성화시킴으로써),
뇌의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고(특히 장기적인 아동학대의 경우),
왜곡된 인지(피해의식, 공포 회로의 민감도를 높임으로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왜곡된 인지과 '부정적으로 준비된 생리적 반응'은 대인관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
경제적 스트레스는 지능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즉, 가난은 물질 뿐만이 아니라 정신에도 악영향을 주며, 합법적인 신분상승의 수단(=두뇌)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꼭 그렇다는게 아니다. 그럴 확률을 높인다는거다)
3.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하는건 단순히 지능이 아니다. 지능 x 자기통제력이다.
자기통제력의 정의는 "장기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단기적인 쾌락을 멀리하고 고통을 참고 견디는 힘"이다.
이는 전두엽이 담당하는데, 재미있게도 전두엽은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능력"에도 관여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전두엽(특히 전대상피질)은, '공감과 연민 능력'에 관여한다(이는 신경정치학, 신경과학을 통해서도 뒷받침된다).
즉, 공감과 연민 능력 /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능력 /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적인 쾌락 추구를 억제하는 능력.
이 3가지는 '대체로' 비례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졌다는 것은 더 따듯한 심장을 지녔을 확률 역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찬욱 감독 "이제는 부자들이 착하기까지 하다")
특히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은 "문화적 자본"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집안의 성원은,
흔히 말하는 "인문학적 소양, 문화적 토양"을 더 풍부하게 누릴 수 있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공공에 대한 기여와 헌신이라는 큰 틀에서 삶과 인생을 바라보는-
(그런 인생을 살지는 않더라도) "인생에는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걸 배울 기회가 주어진다.
(실제로 어느 교정학자는 재소자에게 인문학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부모와의 유대감'은 '자신감'으로, '삶의 의미'는 '삶의 목표'로 이어질 수 있으나,
가난은 그러한 기회의 제공을 방해한다.
정치성향과 사회경제적 지위, 정치성향과 전대상피질의 구조의 관계에 대해서는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으니 따로 부연하지는 않겠다.
그런데 전술했듯이, 부모의 가난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의 확률을 높이고,
이는 편도체 공포 회로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전두엽의 성능 저하를 일으키고,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아동학대는 두뇌 발달에 구조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사회경제적 지위를 뭐가 결정한다? 지능과 자기통제력의 조합이다.
자기통제력을 담당하는게 전두엽인데,
아동학대가 뭘 파괴한다? 전두엽의 발달을 파괴한다.
전두엽의 발달에 태클이 걸리면? 자기통제력의 잘 발휘되지 못하게 된다.
자기통제력이 잘 발휘되지 못하면? 신분상승하기가 더더욱 어려워진다.
유전자가 능력의 '최대치'를 결정하고, 환경이 능력의 '활성 지점'을 결정한다고 했을 때,
'가난'은 유전자와 환경의 모든 측면에서 악영향을 주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물질의 부익부 빈익빈과 마음의 부익부 빈익빈은, 흔히 같이 움직인다-
물려받는 유전자의 수준과 제공받는 환경의 수준은 대체로 비례한다- 는 것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는 유지된다.
부익부 빈익빈이 (그저 자본주의가 아닌) '자연계'의 속성이라고 주장하는 것에는 이러한 근거가 있는 셈이다.
4. 결과
물질적 가난은 정신적 가난으로 쉽게 이어진다.
그냥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물질적 가난이 자녀의 정신적 가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무서운거다.
이처럼 가난은 기본적으로 "매우 폭력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자녀에게) 의지력이 있으면 (부모의) 물질의 가난이 (자녀의) 정신의 가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 의지력을 결정하는 것이 두뇌고, 가난은 두뇌를 직간접적으로 맹공격하는데?
(언어 자극의 부재, 부족한 영양, 부모의 적절하지 못한 양육, 더 높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의 가능성을 통해서)
ㄴㄴ 안괴롭힘 걍 싸우기만 싸움 근데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살아서 사랑많이받고 자람
맨날 할아버지 누워있으먄 파고 들어서 기대면 할아버지가 품어줬음